어디에도 마음의 면역을 만들거나 마음을 돌보고 관리하는지 알려주는 곳은 없다. 심리학에서는 자라면서 겪게 되는 시련들이 마음에 면역을 만들어 준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경험한 작은 시련들로 항체가 생겨 훗날 큰 시련이 왔을 때 큰일 없이 지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러한 과정 역시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 아니면 나와 가까운 누군가의 기대와 지지가 있을 때 극복하려는 마음도 생겨날 수 있다. 모든 건 개인의 의지에 달린 문제라고 하지만 개인의 의지는 타인에게서 비롯된다. 내 마음을 돌보는 데 필요한 건 어쩌면 나와 연결된 타인의 관심 인지도 모른다. 반대로 내가 누군가의 백신이 되어줄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부터 노후를 대비해야 하는데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내 몸을 걱정해 국가에서 보내주는 안전 안내 문자처럼 마음의 안위를 걱정해줄 한 사람을 옆에 둘 것. 없으면 지금부터 찾을 것. 둘째, 일 년에 한두 번 이어도 좋으니 만날 수 있는 여러 명을 주위에 둘 것. 없다면 초, 중, 고등학교 동창이라도 좋으니 연락해볼 것. 그리고 마지막은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줄 것. 누군가의 옆에, 누군가의 주변에서 그들의 안온을 빌며 그들에게 내가 있음을 알릴 것. 마음을 볼보는 일이란 결국 너와 내가 우리를 책임지는 연대의 일이다. 세계를 덮친 바이러스로 어지러운 시국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거리 두기에서 오는 관계의 결핍과 개인의 휑한 마음을 단단한 면역으로 챙겨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