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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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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김향선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433회   작성일Date 22-02-15 08:23

    본문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어리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 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앙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깍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도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떡 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 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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